[CEO풍향계] '경영 마침표' 정몽구…'나갈까 말까' 조현식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현대모비스의 사내 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에서 손을 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대표직을 사임하며 회사 측과 다른 길을 가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를 끝으로 경영인으로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2월 현대차 사내이사를 시작으로 현대차 이사회 의장과 그룹 회장직에 이어 모든 직함을 내려놓은 겁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갤로퍼 신화를 이뤄냈고, 회장 취임 이후에는 현대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기업으로 일궜죠.
그런데, 2016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출석한 이후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한 뒤 4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임자, 해보기는 했어"라는 부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으면서 성공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이제 아들 정의선 회장이 옛 정주영 명예회장의 자택을 물려받고 제사까지 챙긴다고 하죠.
정주영 명예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아들을 믿는 것일 겁니다.
오는 5월 공정위에서 현대차의 총수, 동일인을 정 명예회장에서, 정 회장으로 바꾸면 그가 써왔던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겨졌다고 봐야 되겠죠.
형제간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 논란을 책임지겠다며 대표이사직 사임을 선언했던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정말 나갈까요.
조 부회장은 2012년부터 지주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을 맡고 있죠.
현재 회사 측에서 선임한 사외이사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라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조 부회장의 동생인 조현범 사장의 장인이죠.
얼마 전에는 기자들에게 경영에는 계속 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임을 번복한 건지, 19%가 넘는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뜻인지 불분명합니다.
경영권은 부친 지분을 모두 챙겨 42.9%를 보유한 동생 조 사장에게기면서 이미 기울어졌죠.
누나와 함께 부친인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성견 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법원에 했지만, 이를 통해 상황을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조 회장은 매일 출근할 정도로 건강하다고 하고, 조 부회장도 빠짐없이 출근하고 있을 테니 회사에서 마주칠 일도 있겠죠.
혹시 경영권이 아니라, 조 회장의 다른 재산에 대한 상속에 마음이 있는 걸까요.
사내이사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나갈지 말지는 이번 주총에서 의장직을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보면 알겠죠.
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앞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실 텐데요.
호주머니는 더 가벼워졌습니다.
대통령이나 총리 일정은 물론 주요 국내외 정상이나 귀빈들과 교류가 많고, 경제계와 국민, 정치권의 가교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죠.
코로나19 장기화로 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크고,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해법까지 내놓으려면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텐데요.
여기다 경제개혁3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협력이익공유제 등은 기업인들에게는 곤란한 과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상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고, 판공비도, 출장비도 사실상 없다고 하니 올 한 해는 뭘로 버틸지 궁금해집니다.
어느 영화의 유명한 대사처럼.
잘 먹여야 영도력이 생기는 법인데요.
앞서 SK하이닉스 상여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 회장은 30억 정도의 본인 연봉을 반납하기로 했죠.
작년 연봉을 반납하기로 했다가 절차상 문제가 있어 지난달 급여부터 반납해 구성원들의 복지 향상에 쓰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모두 힘들어하는 이때 두루 다 챙겨주길 부탁드려 볼까요.
만선 또 만선, 요즘 누구보다 보람찬 미소를 보일 것 같은 배재훈 HMM 사장을 만나봅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9,8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6천억 원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하네요.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1년간 재신임 결정이 내려지면서 연임도 하게 됐죠.
여기다 3억 3,500만 원을 주고 매입한 자사주 8만 5,300여 주가 24억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해운업이 호황기이고 HMM의 몸값도 한층 높아진 만큼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매각을 서두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배 사장이 중형 컨테이너선 인수와 벌크선 사업도 확대하면서 수익 다각화까지 나선다고 하니 당분간 실적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네요.
최근 기업 CEO들의 연봉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무보수로 일하는 CEO가 있는가 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봉을 올린 CEO들도 있던데요.
일부에서는 박탈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죠.
우리 사회가 간극을 채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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